[시선뉴스 조재휘] 씨티그룹은 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코뱃이 내년 2월 은퇴하고 현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고 밝혔다. CEO를 이어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여성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메이저 은행에서 유리천장을 깨뜨린 씨티그룹의 새로운 CEO. 바로 ‘제인 프레이저’이다.

첫 여성 CEO의 탄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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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는 씨티그룹은 물론이고 미국의 모든 주요 은행을 통틀어 첫 여성 CEO가 되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를 기반으로 한 미 20위권 은행인 키코프의 CEO가 여성인 베스 무니지만 10대 은행에서 여성 수장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밝혔다. 미국 주요 은행 이외의 사례를 살펴봐도 선친의 뒤를 이어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을 이끄는 아나 보틴 회장 외에는 비슷한 사례가 거의 없다.

육아와 업무의 병행

[사진/AP, 씨티그룹=연합뉴스 제공]
[사진/AP, 씨티그룹=연합뉴스 제공]

스코틀랜드 출신인 프레이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골드만삭스에서 금융인으로써의 인생을 시작했고 맥킨지&컴퍼니 파트너를 역임했다. 프레이저는 이때 출산을 하고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에서의 능력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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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풀타임으로 복귀하면서 지난 2004년 씨티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씨티그룹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구제금융 450억 달러(약 54조원)를 받았으며 프레이저는 공적자금을 받은 대가로 요구받은 각종 내부개혁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씨티 프라이빗뱅크 CEO로 발탁되어 4년간 해당 사업부를 맡아 매년 적자를 내던 애물단지를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차기 CEO로 급부상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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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에서 요직을 두루 맡으며 라틴아메리카 영업 총괄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소매 영업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지난해 소비자금융 대표로 발탁되면서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급부상하며 일찌감치 월가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세계 19개국의 소매금융과 자산운용, 신용카드, 모기지 대출 등을 책임지고 있다.

씨티그룹을 이끌 적합한 인물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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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두건 씨티그룹 회장은 성명을 내고 프레이저는 현재 CEO 코뱃의 업적을 기반으로 씨티그룹을 다음 단계로 이끌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여러 사업 부문과 지역에 걸쳐 풍부한 경험이 있어 프레이저를 매우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레이저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의 다음 챕터를 쓸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주어진 과제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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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씨티그룹은 업계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프레이저는 회사 수익을 개선해 업계 1위인 JP모건체이스를 따라잡아야 한다. 또한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현 시점에서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유지하는 일이 과제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내다봤다.

백인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는 미국 대형 은행의 CEO들 틈에서 씨티그룹의 CEO를 이어받게 되는 ‘제인 프레이저’. 코로나19로 미국 은행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프레이저가 어떻게 능력을 발휘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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