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디자인 최지민] 이탈리아 전성기 르네상스의 3대 거장 중 한 명. 궁정화가 조반니 산티의 아들로 태어나 교황청에 그린 프레스코화로 크게 성공한 사람. 바로 라파엘로입니다.

서른일곱에 죽음을 맞이하며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었기에 판테온에 묻힌 라파엘로는 르네상스의 꽃이라고 불리는 인물로, 대표적인 작품 <아테네학당>을 남겼습니다.

16세기 초, 교황 율리우스 2세(Pope Julius II, 1443-1513)는 라파엘로 산치오에게 바티칸 궁의 방들을 장식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이에 라파엘로는 ‘서명의 방’, ‘엘리오도로의 방’, ‘콘스탄티누스의 방’, 그리고 ‘보르고 화재의 방’의 벽과 천장을 장식하기 위해 다양한 프레스코들을 제작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프레스코가 뭐냐고요. 프레스코는 벽화를 그릴 때 쓰는 화법으로 이탈리아어로 ‘신선하다’라는 뜻입니다.

덜 마른 회반죽 바탕에 물에 갠 안료로 채색한 벽화인데 그림물감이 표면으로 배어들어 벽이 마르면 그림은 완전히 벽의 일부가 되어 물에 용해되지 않게 되죠. 따라서 수명도 벽의 수명만큼 지속됩니다. 프레스코 화법은 석고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림을 그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그림의 수정도 거의 불가능해 정확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라파엘로가 이 어려운 화법으로 그렸다는 겁니다. 실제로 아테네학당을 직접 보면 그림이 마르는 시간들이 달라 그림의 가운데를 기점으로 색이 조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 돌아와서, 1511년에 완성된 <아테네 학당>은 철학을 대표합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고대의 문명과 지식에 바탕을 둔 인문주의가 발달했는데, <아테네 학당>은 이러한 시대 분위기를 반영하여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과 현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리를 향한 이성적인 탐구를 찬양하고자 했습니다.

그림의 정중앙에 있는 두 인물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을 대표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아리스토텔레스 사상과 신플라톤주의의 조화를 상징합니다. 왼쪽에 있는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티마이오스』를 들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들고 있으며, 자연세계에 대한 탐구를 대변하고자 땅을 향해 손바닥을 펼치는 동작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톤 옆에는 소크라테스가 보입니다.

라파엘로는 이 그림을 그릴 때 동시대의 예술가들과 저명인사들을 현인들의 모델로 삼았는데요. 플라톤의 얼굴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습을 바탕으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또 봐야할 사람! 계단의 가장 아래쪽에서 팔꿈치를 계단에 기댄 채 사색에 잠겨 있는 헤라클레이토스는 미켈란젤로의 초상입니다.

같은 시기 역시 바티칸 궁에서 작업하고 있던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예배당 천장화를 본 라파엘로는 거의 마지막 순간에 그의 얼굴을 그려 넣었는데, 그의 옷과 특히 부츠는 실제로 당시 그가 본 미켈란젤로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전해집니다.

이뿐 아니라 라파엘로의 그림에는 그의 초상화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그림의 오른쪽부분을 보면 주변 사람들 사이 보이는 꽃미남이 있습니다. 라파엘로의 모습입니다. 또한 왼쪽으로 동일하게 쭉 시선을 옮겨 보면 여성을 볼 수있는데, 이 여성은 당시 라파엘로가 좋아했던 여자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 어떤가요? 어딘가에서 한 번 쯤 봤던 이 그림 <아테네학당>. 오늘을 계기로 이 작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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