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탁 / 구성 : 심재민 선임기자, 김아련 기자] 2020년 09월 10일 오늘의 이슈를 살펴보는 이슈체크입니다.

최근 필리핀 네티즌들 사이에서 캔슬 코리아(cancel Korea)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면서 반한 감정을 넘어 혐한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도 잇따라 관련 소식을 전하는 등 점차 사태가 더 확산되는 분위기인데요. 자세한 내용 김아련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아련입니다.

[벨라 포치 틱톡 화면 캡처]
[벨라 포치 틱톡 화면 캡처]

Q. 먼저 필리핀과 한국 네티즌 간에 대체 어떤 사건이 생긴 건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먼저 외신들에 따르면 필리핀 틱톡 인플루언서인 벨라 포치는 최근 틱톡에 공유한 댄스 영상에서 팔에 한 문신을 짧게 내보였는데 이것이 논란의 시작이 됐습니다. 이 문신은 붉은 심장에서 16개의 광선이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후 지난 6일 벨라 포치는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알지 못했다”며 “한국을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욱일기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사과했습니다.

Q. 문제가 된 욱일기 관련 논란은 여러 번 있었던 거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했던 전범기로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알려졌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욱일기 사용이 굉장히 민감한 문제로 떠올랐는데요. 얼마 전 제주의 한 초등학교 곳곳에서 욱일기를 바탕으로 도안된 교표를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필리핀의 경우 일제의 식민지 경험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욱일기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Q. 그렇군요. 욱일기 관련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벨라 포치의 사과 이후 사태는 어떻게 됐습니까.

벨라 포치는 문신을 지우거나 덮겠다고 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포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가난한 나라' '작은 민족' '멍청하다' '못생겼다' 등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비하 발언을 댓글로 달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Q. 일부 악플러들의 과격한 반응으로 사태가 악화된 모습인데, 이에 대한 필리핀 네티즌들도 상당히 화가 났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이에 필리핀 네티즌은 '캔슬 코리아'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반한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는데요.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벨라 포치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당신들은 날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을 공격하고 비웃는 것은 참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지 네티즌들은 #한국, 사과하라, #한국, 취소하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사과를 요구했는데요. 트렌드리스트(TrendListz)에 따르면 '#CancelKorea(캔슬코리아)'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하루만에 약 35만개가 게시됐습니다.

Q. 필리핀에서는 그간 한류 열풍이 크게 불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도 실추되지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그렇습니다. 그간 현지에서는 사회적 격리기간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 등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었고, 그룹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기도 엄청났는데요. 필리핀의 한 누리꾼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18년 UN 연설을 거론하며 "인종 차별을 하지 말라는 그들의 말은 자신의 더러운 사상을 숨기기 위한 궤변이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일부 네티즌들의 도를 넘은 인신공격성 댓글에 필리핀에서의 혐한 감정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 인플루언서로부터 시작된 욱일기 문신 논란이 개인을 넘어 국민들 간 정서까지 악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선진 인터넷 문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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