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러시아의 노볼리페츠크 철강의 경영자 겸 최대 주주인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을 때도 러시아에서 위기를 가장 잘 버텨낸 최고의 갑부로 급부상했다. 2010~2011년 <포브스>로부터 러시아 제1의 부호로 꼽혔던 러시아의 철강왕. 바로 ‘블라디미르 리신’이다. 

노동자계급 출신으로 시작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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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신은 전형적인 노동자계급 출신으로 고향인 서시베리아의 중공업 도시 노보쿠즈네츠크에서 청년 시절을 보냈다. 도처가 탄광과 제철소가 널려있다 보니 리신은 자연스럽게 철강 노동자의 길로 들어섰다. 리신은 서시베리아금속공과대학에서 철·비철금속 주조 전공으로 졸업한 뒤 툴라체르메트 제철소에서 현장 반장으로 일했다. 1986년에는 카자흐스탄의 카라간다 제철 공장으로 옮겨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전문경영인으로 최고 위치에 오르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1990년대 러시아 금속 산업에서 미하일-레브 체르니가 주름 잡고 있었고 그들이 이끌던 트랜스월드그룹(TWG)은 권력층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민영화되는 알루미늄 기업들을 독식했다. 리신도 TWG에 1992년 임원으로 합류한 뒤 몇몇 철강 및 금속 기업의 경영에 관여했다. 노볼리페츠크 철강에는 1995년 이사로 합류해, 1998년 이사회 의장이 됨으로써 전문경영인으로서 최고 위치에 올랐다.

노볼리페츠크 철강의 지분 인수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리신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오너가 되고 싶었다. 갈등을 빚어오던 경영진과 갈라서며 리신은 노볼리페츠크 철강의 지분을 인수했다. 처음에는 지분이 13%에 불과했지만 지분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도 하며 노볼리페츠크 철강은 성공 가도를 달렸다. 리신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철강업에만 집중하며 회사의 효율성을 높였다.

다른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철강업에 도움이 되는 기업들은 거침없이 사들였다. 세계 금융위기에 많은 러시아 자산가들이 큰 타격을 입은 반면 리신은 건재할 수 있었다. 철강 생산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확장한 리신의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사업구조 재편으로 더 오른 가치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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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신은 철광석과 제철용 유연탄을 채굴하는 광산을 사고, 수익구조를 고려해 흑해 투아프세 항만과 물류 기업 유니버설카고홀딩을 인수했다. 노볼리페츠크 철강을 중심으로 하는 전·후방 수직계열화 전략을 구사하며 철강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자급하는 사업구조로 재편했다. 그 결과 원자재 가격이 오를수록 기업가치가 더 오르고, 리신은 더 막강한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여우’라는 이름의 리신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리신이라는 이름은 러시아어로 '여우'를 뜻한다. 그는 이름에 걸맞게 언론 및 크렘린과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영리하게 대처했다. 2002년부터는 러시아사격연합 회장을 맡고 있으며 유럽사격연맹(ESC) 회장도 맡고 있다. 2018년 국제사격스포츠연맹의 회장으로도 선출된 리신은 모스크바 근교에 개인 사격장을 운영하며 이곳에 푸틴 총리를 초대하는 등 정권과도 가깝게 지낸다.

노동자에서 러시아 제1의 갑부기도 했던 ‘블라디미르 리신’. 부자가 된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평범한 답변으로 철강 산업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하나에 몰두하며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던 것이 일반 노동자를 철강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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