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서울 구로구)] 한 고장의 역사를 지켜봐온 지역 산(山). 대부분 높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저마다에 담긴 희로애락의 역사적 가치는 에베레스트를 뛰어넘는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개웅산에는 우리 민족의 아픔인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퇴적되어 있다.

개웅산은 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 125m이며, 능선이 세 방향으로 뻗어 삼각형을 이룬다. 개웅산에는 우리 민족의 깊은 역사가 담겨 있다. 개웅산은 조선시대에 이 산에서 봉화를 올렸다하여 봉화대라고도 불렸다. 봉화란 불을 피워서 위험과 작전 신호를 알리는 통신 수단을 말하는데, 일제강점기 3·1운동 때도 마을 주민들이 이 산에서 봉화를 올리며 일제에 항거했다고 전해진다.

ⓒ지식교양 전문채널-시선뉴스

당시 개웅산 기슭에서 온천수보다 온도가 낮은 온수가 나와 한 일본인이 ‘오류장’이라는 요정을 지었는데, 이 오류장은 이광수의 소설 등 문학에도 등장한다. 한편 이 일대 온수동, 오류동 역시 이와 연관이 있는 지명이다.  

개웅산이라는 이름에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픔이 담겨 있다. 당시 개웅산에 인접한 마을은 지형이 움푹 들어갔었다. 때문에 총탄이 빗발치는 난리가 날 때마다 총탄을 피해 주민들이 이곳으로 ‘개웃개웃(어원은 알 수 없음)’ 피해 들어가서 개웅마을이라 불렸고, 이곳에 위치한 산 역시 개웅산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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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 역동의 역사의 지켜봐온 개웅산. 여기에 조성된 근린공원은 두 번의 변화를 거치며 아픈 역사는 지우고,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났다. 먼저 2006년 약 15만㎡의 개웅산 근린공원 1차 사업이 완료되어 팔각정, 배드민턴장, 휴게 시설 및 운동 시설, 등산로가 조성되었다. 이때부터 지역 주민들의 휴식, 체력 단련 공간으로 애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약 4만 2000㎡에 자연학습장과 등산로 등을 조성하는 2차 사업에 착수해 자연 학습장, 순환 등산로, 광장 등을 만들고 체육 시설과 휴게 시설 등을 설치한 것은 물론, 1977년에 공군 부대가 주둔하면서 설치하였던 철조망도 철거하였다. 시원스럽게 드러낸 철조망 자리에는 대규모의 자연 학습장을 조성해 생태 학습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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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근린공원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애정 장소로 거듭난 개웅산은 구로구 오류2동과 개봉2, 3동을 잇는 순환등산로(약 1.6km)에 때죽나무, 복자기나무 등 수십 종의 나무가 식재되어 남녀노소 모두의 산책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개웅산에 담긴 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구로구는 개웅산의 문화, 역사, 자연 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숲속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운영여부와 날짜 및 시간은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시설을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기에 가기 전 홈페이지나 유선을 통해 꼭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적극 동참하도록 하자.

*시선뉴스에서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사진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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