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을 빌려 정책을 비판한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자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3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시무 7조 상소문’ 청원글은 40만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시무 7조 상소문을 작성한 사람은 평범한 30대 가장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은 본인을 조은산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청원이다.

시무7조의 내용을 살펴보면 1조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조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조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조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조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조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조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 등이 담겼다.

글쓴이는 문 대통령을 폐하라고 칭하며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와 아군을 구분 못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라고 간언했다.

이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는 폐하의 취임사를 소인은 우러러 기억하며 폐하께서 말씀하신 촛불의 힘은 무궁하고 무결하여 그 끝을 알 수 없사옵니다"라며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라고 말했다.

이 글은 지난 12일 작성됐지만 내부 검토를 거쳐 27일 오후부터 온라인에 공개됐고, 이후 하루 만에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넘었다. 한편 이번 게시물이 공개되기 전에 청와대가 고의로 비공개 처리했다는 일각의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명예훼손 성격의 청원이나 중복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작년부터 100명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은 글만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이번 청원 역시 공개 여부를 검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무7조는 국회에서도 이슈가 됐는데, 윤희석 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선시대도 아닌데 제목도 ‘상소문’에 구구절절 옳은 말과 비판이 섬뜩하다고 전했다. 또 콕 짚어낸 일곱 마디는 뼈 때리는 직언이고 정권 실세 이름 딴 두운은 통렬한 풍자라고 말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림태주 시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무7조에 대한 답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처음 그는 조은산에게 ‘언뜻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며 저격했는데, 그의 재반박글에 다시 ‘너그러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이렇게 상소문이란 독특한 형식의 해당 청원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이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에도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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