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최지민] 정부의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관계자들만큼이나 익숙해진 얼굴들이 있다. 발표자 옆에서 마스크도 쓰지 못한 채 수어로 브리핑 내용을 전하는 ‘수어통역사’들이다.

마스크 착용이 중요한 시점에 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수어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수어는 손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정, 입 모양, 몸짓 등의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마스크 필수 시대가, 입모양을 보며 소통해야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마스크가 입 주변을 통째로 가리면서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AFP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7일 보도했다.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유튜버들이 시작한 운동으로 미국 대학풋볼 '수입왕'으로 유명한 앨라배마대 닉 세이번 감독과 프랑스에서 장애인 인권을 담당하는 소피 클루젤 장관도 참여했다.

세계청각장애인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청각장애인은 7천만명에 달한다.

또 캐나다 퀘벡주는 최근 의료망을 통해 10만개의 투명 마스크 공급을 명령했고, 미국 의약품 회사 클리어마스크는 최근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병원과 학교, 소매점에 공급할 수술용 투명 마스크 제조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물량과 가격이다. 물량도 부족하지만 일반 마스크보다 제조 단가가 비싸고 이에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투명 마스크를 조달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클루젤 장관은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으로 마스크 생산이 늘어날 것이고 이후 생산단가와 판매가도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명 마스크가 비단 청각장애인에게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등교 수업이 진행돼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학생과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교사가 마스크로 입을 가리면 아무래도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투명마스크는 사회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맞는 범정부적인 지원과 전 세계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명마스크 운동,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건강하게 퍼져나가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