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누구나 어린 시절 문구점에서 한번쯤 헬로키티 캐릭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헬로키티 캐릭터는 새끼 고양이의 애칭으로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고양이 암놈을 의인화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해마다 약 4조원 이상 벌어들이는 헬로키티 창업주인 쓰지 신타로의 사업전략과 가치관을 살펴보자.

공무원 생활 접고 생활용품 제조업 시작

[연합뉴스 제공]

쓰지 신타로는 11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단조로운 생활에 지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그는 100만엔을 빌려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야마나시실크센터를 열었다. 쓰지는 샌들에 꽃무늬를 넣고 접시에 만화를 넣는 등 제품의 독특한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품질보다는 디자인, 일반 디자인보다는 캐릭터가 부가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1966년 쓰지는 미국의 장난감업체 마텔과 제휴를 맺고 바비인형을 들여왔다. 이후 1970년에는 스누피 라이선스도 따내 돈을 내고 스누피 캐릭터를 사용했다. 그런데 스누피 캐릭터의 사용료가 올라 다른 캐릭터를 갖다 쓰는 데 한계를 느낀 쓰지는 직접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 인력을 꾸리기 시작했다.

미국 캐릭터 스누피에 대응해 헬로키티 만들어

[산리오 홈페이지]

쓰지는 일본에서 미국 캐릭터인 수놈 비글 사냥개 스누피가 큰 유행을 이끌자 이에 대응해 독창적인 캐릭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헬로키티 화이트 캐릭터는 입이 없고 작은 눈과 코, 양쪽 뺨의 세 가닥 수염, 그리고 쫑긋 세운 귀에 매단 리본이 특징이다. 그는 사람들의 감정을 투영하기 위해 일부러 표정이 없는 헬로키티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기분 좋을 때 키티를 보면 함께 웃는 것처럼 느끼고, 기분 나쁠 때는 화를 내는 것처럼 느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74년 헬로키티가 출시되었고, 이어 가족 캐릭터인 여동생 미미, 아버지 조지, 어머니 메리 등 함께 헬로 키티군이 나왔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점차 사라졌다.

헬로키티 캐릭터, ‘세상에 우정을 전하는 메신저’ 철학 반영

[pexels 제공]

헬로키티가 탄생한 이후 쓰지는 회사를 캐릭터 전문기업인 산리오로 탈바꿈했다. 산리오는 성스럽다는 뜻의 스페인어 ‘산(san)’과 강을 뜻하는 ‘리오(rio)’를 합친 말로, 문명이 강을 중심으로 시작됐다는 의미이다. 그는 산리오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서로 모여 소통하는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쓰지는 일본의 선물문화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이용해 선물 사업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는 평범한 생활용품에 예쁜 캐릭터 하나만 들어가도 누군가를 감동시킬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헬로키티의 취미는 친구 사귀기와 우정 가꾸기로 정하고, 캐릭터는 ‘세상에 우정을 전하는 메신저’라는 철학을 세웠다.

다양한 캐릭터 탄생시켜 라이선스 상품에 접목

[wikipedia]

쓰지는 헬로키티 캐릭터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젊은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새로운 모습의 키티를 그리는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항상 앉아있던 모습의 키티 캐릭터는 일어나 피아노를 치고, 춤도 추고, 학교에도 가는 모습을 만들었다. 또 산리오 잡지를 창간해 캐릭터 정보를 제공하고 디자이너가 직접 키티를 그려주는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헬로키티가 엄청난 인기를 끌자 이후 산리오는 마이멜로디, 리틀트윈스타 등 450여개의 다양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를 속옷, 가구, 화장품, 도서, 카드업체 등 여러 회사의 상품에 접목시켰다. 이로써 캐릭터 거물로 거듭난 산리오는 현재 130여개국에서 5만여 종에 달하는 라이선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추정 자산 가치는 약 24조원에 이른다. 지금까지도 산리오의 창업주 쓰지 신타로는 수명이 짧은 캐릭터 산업에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해오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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