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김동운] 지난달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광 가속기’ 구축 부지로 충북 청주(오창)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의 첫걸음이 시작되었고 2020년 예비타당성 검사를 마친 후 2022년 사업에 착수, 2027년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고 2028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가속기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치이다. 방사전자석을 이용해 전자를 휘게 하여 방사광으로 원자, 분자 수준의 근원적 구조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광속으로 가속된 전자빔이 원형 궤도를 따라 회전하면서 그 진로가 바뀔 때 매우 강력한 빛을 만들어낸다. 이를 이용해 원자와 분자분광학, 표면과 계면 연구, 엑스(X)-선 회절과 산란 연구, 단백질 결정 구조 분석, 광화학 반응 등의 연구에서 이용된다.

1960년 무렵 방사광은 과학과 공업의 각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한 전자기파임이 밝혀짐으로써 이용 분야가 크게 확대·발전했다. 그리고 현재는 방사광 생산·공급 전용의 싱크로트론이라 할 수 있는 전자 또는 양전자 저장링을 주축으로 하는 방사광가속기가 건설되어 활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22대, 일본은 11대, 독일은 7대의 가속기를 확보하고 있다.

방사광은 다른 광원을 이용할 때보다 작동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고, 기술상 어려웠던 여러 가지 일들도 가능해졌기에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도 개발되었다. 방사광가속기에서 얻어지는 X선, 연질 X선, 자외선 등은 다른 광원에서 얻어지는 것보다도 수백 배에서 수천 배 이상이나 세며 여러 가지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방사광 가속기가 물리학 기초연구에 주로 쓰였지만 근래에는 생명과학과 신소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된다. 특히 신약 개발에서 방사광 가속기는 필수 도구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구제역 백신 등이 이를 통해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포항에 방사광 가속기 두 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1995년부터 포항공과대학교에 3.0GeV 수준의 3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설치되어 물질의 정적구조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2017년에는 포항공과대학교에 10GeV 수준의 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설치되어 물질의 동적현상 관측과 3차원 분석에 활용되어 오고 있다.

이번 청주 오창테크노폴리스산단에 구축될 방사광 가속기는 해외 주요국의 최신 방사광 가속기와 대등한 수준으로 4GeV(기가전자볼트)급의 4세대 원형 가속기다. 포항 4세대에 비해 100배 밝은 광선을 쏠 수 있는데 태양 빛의 1조 배 수준이다.

기초과학에서부터 응용과학과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사광 가속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방사광 가속기 사업으로 고용 13만7천 명, 생산 6조7천억 원, 부가가치 2조4천억 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미래 첨단산업 분야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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