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코로나19 확산의 여파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2월 판매 실적이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겨 공장 대부분이 생산 차질을 빚었고 감염 우려로 영업도 부진하면서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2일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GM)·르노삼성·쌍용차 등 업계의 발표에 따르면 2월 총 5개 업체의 국내외 완성차 판매는 50만5천212대로 지난 해 같은 달 대비 11.0% 감소했다. 특히 내수 판매 실적은 금융위기이던 2009년 1월 이후 11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해 우려를 사고 있다. 5개사의 국내 판매는 8만1천722대로 작년 2월보다 21.7% 급감한 상황. 여기에 해외 판매도 42만3천490대로 8.6% 줄었다.

현대차

국내 판매 3만9천290대, 해외 판매 23만5천754대로 작년 2월보다 각각 26.4%, 10.2% 감소했다. 현대차 국내 판매가 4만대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2년 8월(3만5천950대) 이후 처음으로 대다수 차종의 판매가 감소한 했지만 그나마 그랜저가 7천550대 팔려나가며 전년보다 2.2%만 감소해 선방했다.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수출 기다리는 차량 [연합뉴스 제공]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수출 기다리는 차량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장수 인기 모델인 쏘나타가 11.6% 감소했고, 아반떼(2천575대) -48.2%, 싼타페(2천978대) -57.6%, 팰리세이드(2천618대) -54.6% 등 현대의 간판 차종들이 절반 내외로 판매가 급감해 타격을 주고 있다.

해외 판매 역시 중국 시장이 위축되며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선 호조였다는 점이 위안이 되고 있다.

기아차

2월 달에 18만7천844대를 팔아 판매가 작년 동월보다 5.0% 줄었다. 국내 판매가 2만8천681대로 13.7%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15만9천163대로 3.2% 줄었다. 기아차 내수 판매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2만5천184대) 이후 최소를 기록했고,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해외 판매 역시 감소했다.

기아차는 승용 모델 판매는 작년 동월보다 9.5% 줄었고, 레저용차량(RV) 모델은 18.7%, 상용 모델은 11.6% 각각 감소했다. 신형 K5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0% 늘었지만, 출시 후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전월보다는 46.0% 감소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GM

2월 달에 총 2만8천126대를 판매해 작년 동월 대비 14.0% 감소했다. 내수는 3.8%, 수출은 16.0% 감소해 수출쪽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내수에선 쉐보레 스파크가 2천115대로 11.9% 감소했고, 말리부와 카마로도 각각 74.3%, 38.9% 급감했다. 중형 세단이 인기를 끄는 국내 시장에서, 말리부의 상품성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특히 최근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는 608대 판매되며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 공장이 중국산 부품 공급 문제와 설비 이슈로 며칠 휴업했고 2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다"며 "3월 판매 실적부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지난 해보다 39.8% 감소한 7천57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25.4%, 수출은 50.2% 각각 줄었다. 르노삼성차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산공장이 지난달 11∼14일 휴업하는 등 생산과 판매에 모두 차질이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나마 르노삼성은 봄바람을 기대해 볼 만하다. 먼저 국내 판매는 QM6가 2천622대로 15.0% 증가하며 선전했고, 2월 말 신차 XM3는 57대 판매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쌍용차

작년 2월보다 25% 감소한 7천141대에 그쳤다. 내수는 5천100대로 32.7% 감소하고 수출은 2천41대로 7.3% 늘었다. 특히 효자 차종 티볼리의 하락이 눈에 띠고 있다. 국내에서 티볼리가 1천103대 판매되며 62.7% 급감한 것. 다행히 코란도는 1천123대로 353% 늘었고, G4 렉스턴은 국내 판매가 작년 동월보다 11.2% 줄었지만, 전월보다는 34.8% 증가하며 선방했다.

쌍용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부품(와이어링 하니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평택공장도 7일간 문을 닫아야 했으며, 국내 경제활동이 위축되며 자동차 시장도 침체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신차를 앞세워 판매 회복을 노리던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악재로 상반기는 물론 올해 전체 실적에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3∼6월 다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빠른 회복 전환은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이번 위기가 우리 자동차 업계 위기, 나아가 경제의 큰 타격으로 번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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