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 디자인 최지민] 지난 5일 방탄소년단이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34회 골든디스크어워즈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말해 큰 화제를 모았다. 물론 BTS 뿐만이 아니라 최근 유튜브, SNS, 방송 등에서 ‘플렉스’가 언급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플렉스’란 말은 래퍼 염따가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유행을 타게 됐다. 염따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하루에 4,000만 원을 소비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번째 여자친구”란 제목으로 “벤틀리를 고치려고 하다가 사 버렸지 뭐야”라며 자신의 차 자랑을 하기도 했다.

최근 10~30대 사이에 ‘플렉스(flex)’란 말이 유행처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본래 플렉스는 우리말로 '몸을 풀다', '근육에 힘을 주다' 등 준비 운동의 의미가 강했지만 1990년대 힙합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의미가 변질됐다.

큰 돈을 번 흑인 래퍼들이 돈을 과시하듯이 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미국 힙합 가수들 사이에서 유행한 말로 1992년 미국 흑인 래퍼 아이스 큐브가 ‘다운 포 왓에버’에서 처음 플렉스라는 말을 가사에 썼고 이후 일상어로 확산됐다.

닥터 드레, 퍼프 대디 같은 흑인 래퍼들은 현금을 뿌리고 다니며 금목걸이와 고가 시계를 착용하며 성공을 자랑했으며 최근 젊은 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플렉스’도 이렇게 금목걸이, 명품 시계 등을 아낌없이 사서 착용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소위 돈 자랑으로 보이는 이러한 소비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유튜브에는 플렉스와 관련된 영상이 하루에 수십 건씩 업로드 된다. ‘하루에 1,500만원 다 썼습니다’ ‘영앤리치의 플렉스’ 같은 제목의 명품 쇼핑 사진과 영상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주로 ‘오늘도 플렉스 했다’, ‘플렉스 인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유통업계에 큰 소비층으로 등장한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소득 수준은 낮지만 명품을 거침없이 구입한다. 실제로 스마트학생복이 10대 청소년 3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명품 구매 경험을 묻는 질문에 56.4%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플렉스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지난해 말 작사가 김이나씨가 반려동물복지센터 건립 후원금으로 3,000만원을 내놓으며 “기부 플렉스 문화가 형성돼 칭찬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라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배우 이동욱이 진행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의 ‘플렉스 토크’라는 코너에서는 ‘플렉스’가 자기 자랑을 하는 유머 코드로 사용된다. 이렇게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한 플렉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의미 있는 자신만의 플렉스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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