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약으로 늑대인간이 된 아이들...스페인 아동 10여명 [시선톡]

[시선뉴스 박진아] 온몸에 털이 나는 '베오울프 신드롬'(Werewolf Syndrome·늑대인간 증후군). 이 증후군이 스페인에서 발생했다.

스페인에서 10여명의 어린이가 잘못된 약을 먹은 뒤 온몸에 털이 나는 '베오울프 신드롬'(Werewolf Syndrome·늑대인간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 같은 증상은 스페인 북부의 칸타브리아에서 10건, 남부의 그라나다에서 4건, 동부의 발렌시아에서 3건 등 모두 17건이 신고됐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얼굴과 몸에 털이 덥수룩하게 자랐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스페인 보건당국은 아이들이 모두 위장질환약을 복용한 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했다.

스페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를 치료하기 위해 건네 받은 약통에는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미녹시딜이 들어있었다. 모발 발육을 촉진하는 미녹시딜을 아이들이 복용할 경우 몸 전체에 과도한 모발성장을 유발한다.

이어 보건당국은 웹사이트를 통해 이 약이 스페인 남부의 말라가에 있는 제약회사에서 유통됐고, 이미 지난 7월부터 비슷한 증상이 보고됐던 것으로 파악했다. 제약회사는 제품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스페인 보건부는 28일(현지시간) 모발 치료제 제조법에 표식이 잘못됐고, 제약 회사 내부의 실수로 발모 촉진 성분이 위장약에 포함됐다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경위를 설명했다.‘

늑대인간 증후군은 남성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발생한다. 특별한 통증은 없으나 얼굴과 몸 전체에 털이 과도하게 자라나 불편함을 겪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피해 아기들이 미녹시딜 부작용 중 하나인 다모증을 겪고 있다며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잘못된 약으로 평생의 트라우마에 갇혀 살 뻔 한 아이들. 약의 부작용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 사건. 약을 다루는 모든 사람들은 인간 생명과 윤리에 대한 책임의 마음을 항상 간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