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지수]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진행 : 박진아

◀NA▶
아주 먼 옛날, 어떤 거짓도 고통도 없는 지하 왕국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공주가 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시중들을 따돌리고 지상으로 도망칩니다. 푸른 하늘과 바람을 꿈꿨던 공주, 그런데! 지상으로 나오자마자 눈부신 빛에 눈이 멀고 기억을 잃게 됩니다. 공주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 두려움과 추위 속에서 숨을 거두고 말죠. 그러나 공주의 아버지인 지하 왕국의 왕은 공주의 영혼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다른 몸을 빌려서라도 말이죠.

◀ST▶
크리처 영화의 장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명작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지난 5월 2일 새롭게 극장에 걸렸습니다. 지난 2006년 '기이한'이란 낱말을 쓴 홍보 문구로 영화의 분위기를 왜곡했던 13년 전과 달리, 이번 포스터에는 '잔혹한'이라는 형용사를 정확하게 명시했습니다. 

오늘 무비레시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2019년 상반기, 소개하지 못해서 아쉬워 준비한 영화 <판의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를 요리합니다. 

◀NA▶
1944년 스페인, 정부군 소속 비달 대위와 재혼을 한 오필리아의 엄마 카르멘, 그들은 새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하지만 만삭의 몸으로 먼 길을 이동하면서 입덧이 더욱 심해진 카르멘 탓에 그들은 잠깐 가던 길을 멈추게 됩니다.  

숲속에서 생전 처음 보는 곤충과 마주하게 된 오필리아. 그녀는 두려움 대신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죠. 그리고… 드디어 새아빠 비달 대위와 만나게 된 오필리아, 이상하게도 곤충과 만났을 때와는 반대로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날 밤 오필리아는 낮에 만났던 곤충을 또 만나게 되고 아주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분명 곤충이었는데 요정으로 변신을 한 것이죠. 오필리아는, 요정을 따라 집 옆에 자리해 있는 오래된 미로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판을 만나게 됩니다.

보름달이 뜨기 전 세 가지 과제를 마쳐야 무사히 지하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판. 오필리아에게 책 한 권을 쥐여 줍니다. 과연 오필리아는 세 가지 과제를 모두 수행하고 지하 왕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ST▶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대표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첫 번째 관람포인트, 어른용 동화라는 점입니다. 2006년 개봉 당시 충격적인 전개와 비주얼로 굉장히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감독은 “판타지는 어린이용이다”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다크하고 섬뜩한 어른용 판타지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반양반인의 모습을 한 거대한 요정 ‘판’의 모습만 보더라도 영화가 얼마나 놀라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5세 관람가인 만큼 다소 어린이에게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을 수 있으니 어린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주의하셔야겠습니다.

◀NA▶
두 번째 관람포인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상미입니다. 사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특수효과와 분장 전문가 출신이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감독은 영상미에 자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약간은 혐오스럽다고 할 수 있는 특수분장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CG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아 그리고 이러한 특수분장은 작년에 개봉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기괴한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무비레시피에서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다음 세 번째 관람포인트, 묘하게 섞인 역사적 배경과 픽션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4년 스페인으로 당시 내전이 끝난 후, 반란군과 정부군의 대립 상황을 차갑고 처참하게 보여줍니다. 의심만으로 죄없는 민간인을 잔혹하게 죽이는 장면, 시민군을 처형하고 고문하는 장면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하지만 여기에 기예르모 델 토로는 판타지라는 요소를 섞어 긴장감에 또 다른 긴장감을 가미해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NA▶
보름달이 뜨기 전 세가지 임무를 끝내야 하는 오필리아.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죠. ‘용기’ ‘인내’ ‘희생’이 요구되는 미션들, 지독한 현실을 잔혹하게 다룬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입니다. 

제작진 소개
책임프로듀서 : 한성현 / CG : 최지민 / 연출 : 홍지수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