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지수]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진행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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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배우 설경구 그리고 전도연의 만남, 이 자체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세상을 먼저 떠나보낸 아이의 부모의 모습과 마음과 감정을 대변하기 위해서입니다. 떠나간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는 엄마. 아이가 세상을 떠나보낼 때 자리를 지키지 못해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2014년 4월, 수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한 영화, <생일>을 요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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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몇 년 동안 일을 해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 정일, 2014년 4월 아들 수호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가족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휩싸인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 일까요? 막내딸 예솔은 아빠를 알아보지 못하고 낯설어합니다. 아내 순남조차 이혼 서류를 내밀며 정일을 반겨주지 않죠.

강한 엄마이자 아내의 모습만을 보이던 순남. 하지만 그녀는 수년간 지속되어 온 남편의 부재, 그리고 그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수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정신질환까지 앓게 되고 밤마다 울부짖으며 괴로워합니다. 정일은 지금부터라도 가장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순남은 아들 수호가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는 순간에도 가족을 찾아오지 못했던 정일이 밉기만 하고 정일에게 모진 말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찾아온 낯선 사람, 그는 수호의 생일날 많은 사람들과 축하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합니다. 정일과 순남은 아들의 생일을 위해 다시 마음을 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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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 '밀양', '여행자' 등을 통해 전 세계 영화계를 사로잡았던 이창동 감독의 연출부로 활동하며 내공을 쌓아온 이종언 감독. 단편 영화 '봄'이 독일 내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인 ‘함부르크 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 감독은 2015년 처음 안산으로 내려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날의 사건 이후 남겨진 가족, 친구들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기 위해 본인의 경험과 느낌을 시나리오에 담아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영화 <생일>. 관람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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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관람포인트. 전설 커플의 폭발적인 열연입니다. 영화 <생일>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이미 기대를 모았습니다. 정일 역을 맡은 설경구는 극 중에서 감정 표현이 적고 많이 드러내지 않지만 정일의 처참한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연기하는데요. 한 가정의 가장인 자신이 부재중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죄책감과 상실감 등 많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순남 역의 전도연 또한 아들을 잃은 엄마의 모습을 폭발적인 연기로 표현해 슬픔과 상실감, 절망감이 관객들과 공유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 관람포인트. 영화의 하이라이트 생일 모임 장면입니다. 영화 <생일>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한 생일 모임 장면일 것입니다. 이종언 감독이 실제 유가족과 희생 학생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 느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노력을 쏟아부었던 장면이라고 하는데요. 이 장면은 총 3대의 카메라로 약 30분 동안 끊지 않고 롱테이크로 촬영을 해 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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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하다'는 기억하겠다는 의미이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가족, 친구, 이웃들이 떠나간 아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공감함으로써 얻는 작은 위안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이 진다고 해도, 별이 진다고 해도, 봄이 가도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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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소개
책임프로듀서 : 한성현 / CG : 이연선 / 연출 : 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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